[Opinion] Leveraged Yield Farming의 어제와 오늘 : DeFi 생태계는 어떻게 발전했는가? (1/2)
통상적으로 유동성을 차입해서 이자 농사를 할 수 있는 DeFi 모델을 Leveraged Yield Farming(이하 “LYF”)이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으로는 BNB 네트워크의 Alpaca Finance나 Klaytn 네트워크의 KLEVA Protocol 등이 있다.
본 내용은 총 두 편에 나눠서 연재할 생각이며 첫 번째 편에서는 LYF의 탄생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필자만의 방식으로 분석해본 DeFi 생태계의 발전사를 먼저 살펴보려고 한다.
두 번째 편에서는 LYF의 작동 원리와 상품 구조를 파악하면서 투자자가 LYF를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소개를 하겠다.
- 간단하게 수익률과 리스크를 계산하는 방법도 포함이 될 예정인데 맛보기로 그래프를 먼저 공개
(자산의 가격 변화에 따라 LYF를 하는 것과 단순히 자산을 들고 있는 것(HODL) 사이의 수익률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그러면 오늘의 주제부터 시작해보자.
LYF의 탄생 배경 (1) : 온체인 거래소의 등장 (고유 가격 발견 매커니즘 탑재)
오프체인 거래소(CEX)는 전통적인 오더북 형태로 트레이딩을 지원하는데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오더북에 항상 충분한 유동성이 존재해야 한다.
이때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주체가 바로 Market Maker(이하 “MM”)들이며 이들은 Bid-Ask 스프레드를 통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유동성을 공급할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란 자산의 가격이 해당 거래소에서 제대로 반영이 되어 Taker가 자산을 적정 가격에 매수/매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실제로 MM이 없으면 동일한 자산에 대해서도 Bid-Ask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데 스프레드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장가에 자산을 구매하는 투자자(Taker)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 Lowest Ask Price : $81.96
- Highest Bid Price : $81.95
==> Tight Spread!
- Lowest Ask Price : $90.00
- Highest Bid Price : $77.04
==> Not So Tight Sp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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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X 1개를 시장가로 주문하면 Binance에서는 0.345개는 $81.96, 0.655개는 $81.97에 구매할 수 있는 반면 Probit Global에서는 1개를 $90에 구매하게 되므로 Taker 입장에서는 무조건 Binance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MM들이 오더북 모델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 온체인 거래소를 오더북 모델로 만드는 경우에도 반드시 MM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온체인에서는 MM의 비용과 리스크가 크게 상승하게 되는데 MM이 제출하는 모든 오더는 가스비를 동반하게 될 뿐만 아니라 블록 타임 등과 같은 블록체인의 고유 성격이 주문의 체결 속도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호가 경쟁을 하는 MM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호가 경쟁뿐만 아니라 시장 가격의 변화에도 대응을 할 수가 없으니 자산의 가격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위와 같은 블록체인의 고유 특성으로 인해 온체인 오더북 모델의 한계점이 명확하게 드러났고 DEX들은 전통적인 MM 없이도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 해답을 찾아 DEX 모델을 대중화시킨 곳이 바로 2018년에 v1을 출시한 Uniswap이다.
- 참고로 CP-AMM을 따르는 DEX들은 대부분 Uniswap v2의 포크이며 v2는 2020년 5월에 출시했다
- 아울러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아니지만 가격이 유사한 자산군간의 스왑에서는 x*y=k가 매우 비효율적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Curve이다. 이 주제는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아래와 같은 의문점이 들어야 한다.
- MM의 역할은 자산의 가격이 거래소에 제대로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고 자산의 가격을 발견하는 매커니즘을 코드가 대체한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AMM 또한 제대로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유동성 공급자의 인센티브(Bid-Ask 스프레드)가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유동성을 모을 수 있는가?
좋은 지적이며 Uniswap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Trading Fee) 전액을 유동성 공급자들에게 지급하는 구조를 선택하게 된다. 유동성 공급자 입장에서는 인센티브가 Bid-Ask 스프레드 ==> 거래 수수료로 바뀐 것이고 거래소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모으기 위해 매출을 전액(혹은 일부) 포기한 것이다.
정리하면, Uniswap은 온체인 환경에 적합한 거래소 모델을 설계했으며 기존 MM들이 전통적으로 하던 역할을 코드와 유동성 공급자가 수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블록체인 위에서도 거래소 모델이 운영 가능함을 증명했다.
[Note]
온체인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 다수의 DeFi 서비스들이 자산의 가격에 대한 정보를 오프체인에서 받아오게 되는데 이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e.g. Chainlink)에게 절대적으로 의존을 하게 되는 구조이다. 즉, 제 3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옳다고 가정을 하고 서비스를 영위해야 한다.
반면에 AMM 모델은 플랫폼 안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기반으로 자산의 가격을 스스로 창조하는 구조이므로 적어도 자산의 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제 3자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YF의 탄생 배경 (2) : Liquidity Mining의 등장
DeFi 스페이스의 OG 중 하나인 Compound가 2020년 6월 중순에 자체 토큰인 $COMP를 출시하면서 Liqudity Mining(“이하 LM”)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 Compound 이전에도 자체 토큰을 보유한 프로토콜들이 몇몇 있었지만 LM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것은 Compound가 처음이다
기존 DeFi 서비스들에서 유동성 공급자들의 수입원은 대출 이자나 거래 수수료로부터 나왔는데 LM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DeFi 서비스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토큰을 추가로 보상으로 지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Compound를 시작으로 Balancer, Curve, Aave, 그리고 Sushiswap 등이 모두 뒤를 이어 자체 토큰을 발행하고 LM 구조를 차용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토큰 인센티브가 기존 대출 이자나 거래 수수료보다 압도적으로 높았기에 많은 자금이 DeFi 생태계로 몰리게 된다. 실제로 LM이 소개되기 이전에는 생태계 TVL에 큰 변화가 없다가 LM이 2020년 6월에 도입된 이후 6개월 만에 생태계 TVL이 약 15배 이상 성장을 한다.
[Note]
Uniswap v2 포크 중 하나인 Sushiswap은 이 LM이라는 개념을 활용해 Uniswap의 유동성을 약 $800M 가까이 뺏어오는데 성공했는데 Uniswap으로 하여금 토큰을 반강제로 새로 발행하도록 유도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Sushiswap이 Uniswap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격을 “Vampire Attack”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공격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고 그 주된 골자는 코드만 포크해서 토큰 하나 얹어서 성공할 수 있으면 누가 공을 들여서 혁신적인 코드를 만들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수치만 보면 재밌게도 Uniswap은 오히려 Sushiswap 덕분에 혜택을 봤다고 볼 수도 있는데 실제로 Sushiswap 론칭 전의 Uniswap TVL보다 Vampire Attack 이후 Uniswap TVL이 더 높기 때문이다. (론칭 전 약 $300M, Vampire Attack 후 약 $500M)
정리하면, Compound로부터 시작한 LM 구조는 기존 대출 이자나 거래 수수료에 비해 높은 인센티브를 유동성 공급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타 서비스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임이 증명됐고 DEX를 포함한 다른 DeFi 서비스들이 이 구조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높은 인센티브를 수령하고 싶은 수많은 투자자들이 물 밀듯이 DeFi 생태계에 유입되면서 TVL이 크게 증가했다.
[Personal Opinion]
LM 구조는 대부분의 경우 폰지 사기에 가깝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LM이 계속해서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끊임없이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데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팔면 누군가는 그걸 계속 사줘야 가격이 유지되는데 (바이백 재원 + 매수세) < 매도세일 경우 자산의 가격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따라서 LM은 초반에 Hype가 존재할 때 먼저 들어간 사람이 무조건 유리하며 이런 기회들을 엿보면서 보상을 쓸어가는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Mercenary Liquidity”라고 부른다.
참고로 이 Mercenary Liquidity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이론을 접목해서 등장한 서비스가 그 유명한 Olympus DAO인데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이 프로토콜에 묶이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고안했다.
LYF의 탄생 배경 (3) : Yield Optimizer의 등장 (Yield Auto-Compounder)
LM이 DeFi 서비스들 사이에서 주된 인센티브 모델로 자리를 잡으면서 높은 보상(=신기루)을 바라보고 많은 자금이 온체인에 유입된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 DeFi TVL이 약 $1B에서 $15B으로 크게 상승했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고 2021년 12월에는 TVL 약 $170B까지 찍는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DeFi TVL ATH가 약 $180B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DeFi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LM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들이 하나 둘 씩 등장하게 되는데 편의상 이런 서비스들을 “Yield Optimizer”라고 부르겠다.
LM은 투자자가 직접 수동으로 보상을 수령해야 하는 구조이며 보상량을 계산할 때 1) 전체 유동성 대비 투자자의 지분과 2) 자산을 예치한 기간을 고려해서 보상액이 계산이 된다.
- 편의상 Liqudity Mining 보상은 $ABC, 투자자가 예치한 자산은 $XYZ라고 하겠다
이때 많은 투자자들은 전체 유동성 대비 본인의 $XYZ 지분을 늘리고 복리예치 효과를 누리기 위해 매일 $ABC를 수령해서 $XYZ로 스왑하고 재예치하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그 과정은 아래와 같다.
- $ABC Claim
- $ABC ==> $XYZ Swap
- $XYZ Reinvest
3번의 트랜잭션 모두 컨트랙트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가스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바쁜 현대인이 언제 저 작업을 매일 하고 있겠는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들이 바로 Yield Optimizer들인데 유저를 대신해서 1~3 작업을 진행하고 서비스 대가로 수수료(Performance Fee)를 일부 부과하는 모델들이다.
- Yield Optimizer들은 일정 주기(e.g. 6시간)로 1~3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때 투자자들의 자산을 모아서 한번에 해당 작업을 진행하고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한다
- 수수료 지급에 대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프로토콜이 직접 발행한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한다
예시로 보는 수동 복리예치와 Yield Optimizer의 수익률 차이
주요 파라미터 및 가정
- APY = (1+r/n)^n — 1
- Yield APR = APY 공식의 r (APR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
- Compounded Yearly = APY 공식의 n
- $XYZ의 가격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
- 실제로는 연산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Gas per Tx이 $10이라고 가정
Manually Compound
- APY ≈ 171.74% (((1+1/1460)¹⁴⁶⁰ — 1) * 100%)
- Equity in 1 year ($XYZ) ≈ $135,868 ($50,000 * (100% + 171.735..%) )
- Total Gas in 1 year = $43,800 ($10 * 3 * 1460)
- Net Equity ≈ 92,068 ($135,868 — $43,800)
Use Yield Optimizer
- APY ≈ 145.89% (((1+(1–0.1+0)/1460)¹⁴⁶⁰ — 1) * 100%)
- Equity in 1 year ($XYZ) ≈ $122,946 ($50,000 * (100% + 145.89…%))
- Net Equity ≈ $122,946
Yield Optimizer를 이용하는 경우 가스비가 별도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Performance Fee가 차감이 되어도 결과적으로 더 큰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위 예시에서는 Yield Optimizer에서 지급하는 토큰 보상을 0이라고 가정했는데 실제로는 해당 보상까지 포함하면 수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물론 가스비가 저렴한 체인이나 Performance Fee가 높은 Yield Optimizer를 이용할 경우 수동으로 복리예치를 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아래 예시와 같이 가스비를 $1 수준으로 낮추고 Performance Fee를 2배로 높이면 수동으로 복리예치하는 것이 Yield Optimizer를 이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저가 직접 수동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하니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문제는 존재한다.)
Yield Optimizer가 위와 같이 LM을 할 때 유저의 편의성을 증진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위에서 LM과 Yield Optimizer 내용을 소개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누락됐는데 투자자의 포지션이 자산의 가격 하락에 그대로 노출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LM, Yield Optimizer 모두 DEX의 유동성 풀을 이용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반드시 두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참여를 해야 한다. 예컨대 $BNB / $ETH 유동성 풀에서 Farming을 하고 싶을 경우 유저는 사전에 $BNB, $ETH를 둘 다 구하거나 하나만 구해서 Zap 기능을 이용하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BNB, $ETH를 반반씩 소유하게 된다.
따라서 $BNB, $ETH 중 하나라도 가격이 하락하면 필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며 유동성 풀에서 얻는 Yield보다 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발생하는 손해가 더 클 경우 PnL이 음수가 된다. (두 자산 모두에 대한 강제 롱 포지션)
- IL(Impermanent Loss)로부터 오는 손실은 생략한다
따라서 1) LM에 참여할 때 특정 자산에 대한 롱/숏 포지션을 가져가면서 강제로 롱 포지션을 잡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2) Yield Optimizer와 동일한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 수요를 충족하는 서비스 바로 본 아티클 시리즈의 주인공인 Leveraged Yield Farming이다.
Leveraged Yield Farming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다…